입 안이 다 헐었다. 하루에 네시간 수면. 시체처럼 쓰러져 암흑처럼 잠을 자다가 일어나 안개같은 하루를 보낸다. 옆에 무엇이 있는지 어디를 지나가는지 알 수가 없다. 수축되어 빠듯하고 꽉찬 일상을 보내고 있다. 사람들과도 공부와도.

그럼에도 어제 "너무 스트레스 받으면서 하지마" "즐기면서 해"라는 희한한 위로를 들었다.

정신없는 지금을 숨가빠 하면서 얼른 5월의 끝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 황홀의 순간들을 뒤로 미뤄둬선 안된다. 이렇게 널부러진 마음으로 광주를 감히 얘기해서는 안된다. 이렇게 의무로 옭아매진 마음으로 운동을 얘기해서는 안된다. 작년 대동제 때도 그랬듯, 진부하지만 당위를 되짚는 일이 무조건 필요하다. 그래야만 한다. 아스라한 청춘으로만 남겨둬서는 안된다.


하루에 커피를 석 잔은 마신다. 지금은 그 때처럼 마냥 따스하고 포근한 사람이 곁에 있는 것도 아니고 빗자루질 할 수 있는 짬 조차도 없다.

시간의 감각을 다시 복구시켜야겠다.

꽃잎이 지고 열매가 맺는 순간을 놓치지 말 것

지금 너의 쩍쩍 갈라지는 웃음을 모른 체 하거나 모르지 말 것

이 길의 종착역을 정확히 인지할 것

지상에 안착하지 못하는 합리화로 괜찮다며 사유를 미루지 말 것

나의 말과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질 것


금비가 보고싶다. 정확히는 금비를 보고싶다기보다 황금비가 어떤 사람인지를 좀 더 멀찍이서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아쉬워한다. 왜 그 인물이 금짱인지는 모르겠다.

명멸하는 송전탑을 보았을 때 그리고 종교인의 마음으로 미물을 자각했을 때, 외계인이 된 것만 같았다. 세탁소의 백열등은 흑백같은데 그 아래의 아저씨, 이어폰을 꼽고 가는 저 사람, 찹찹한 밤공기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그를 보는 나까지도. 그냥 사람의 살이가 늘 그렇다고, 그래서 피를 토해 애쓸 필요가 없다고, 숨이 쉬어지는 때.


이제부터 글을 읽고 여러 개의 글을 써야 한다. 그래서 일부러 힘주고 쥐어짜 글을 쓰지 않았다. 읽기 쉬운 글, 잘 읽히는 글, 대상과 하고자 하는 말이 명확한 글, 가슴에 파동을 일으키는 글, 진심을 다해 글을 써야겠다.

+ Recent posts